책을 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6주 만에 완성된다는 것에 마음이 끌렸어요

20기 저자 현영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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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 ego 후기는 개인적인 감상이 포함된 글입니다. 글ego 클래스는 글을 쓰고 싶은 분 or 글을 쓰고 싶지만 글쓰기의 시작이 어려운 분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1. 글ego가 나타나다.


아침 출근길, 의미 없이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던 엄지손가락이 멈췄다. 글ego, 자아실현적 글쓰기. 평상시라면 광고네 생각하며 의식적으로 엄지손가락을 튕겼을 텐데, 글쓰기라고 하니 마음이 동했다. 슥 살펴본 커리큘럼이나 후기들이 좋았다.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6주 만에 완성되는 것에 마음이 끌렸다.


오후 업무가 시작되고 집중도를 높이려는데 얼른 신청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19기에 지원했다. 물론 당시 19기는 신청 마감 단계였다. 6월이었다. 그리고 7월 20기가 오픈한다는 카톡을 받자마자 20분 만에 신청서 작성하고 입금을 했다.(직장인지만 내 신발 한 켤레 살 때도 고민을 하다가 결국 사지 않는 일이 태반이다. 이번 투자에는 결코 망설임이 없었다는 것을 맹세)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스스로 쓰지 않는 나를 내몬 샘이다. 이만큼이나 냈는데 네가 안 쓰고 배기겠니.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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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ego 3주 차, 그래서 어떻게 쓰죠...


글ego 3주가 지났다. 수업을 들으면서도, 글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2주 이상을 보냈다. 그동안 20기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본인만의 글을 써나간 듯했다. 대단하다, 생각이 들었다. 끄적이긴 했지만 진전이 없어서 애만 태우다 3주 차 클래스가 끝나고 작가님께 여쭤봤다.


"작가님 글이 안 써지는데 어떻게 하죠."


"음..."


작가님은 잠시 고민하셨다. 이 얘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눈치. 어떤 얘기라도 듣고 싶어 꼼짝 않는 안쓰러운 습작생에게 결심한 듯 말씀하셨다.


그냥 써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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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ego 5주 차, 써지는 글을 내버려 뒀다.


3주 차 클래스가 끝나고 주말 동안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보면서 '그냥 써야 돼요'만 떠올렸다. 글은 나오지 않았다. 그냥 써야 돼요라니. 무책임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무책임한 건 내가 아닐까 싶었다.

"일단 뭐든 써야겠지?"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지인들에게 내가 늘 하던 말이었다. 그들은 블로그명은 어떻게 하고, 컨셉은 어떻게 잡고, 주제는 뭘 잡아야 하며, 키워드 선정은 어떻게 할지에 더 목을 맸다. 그리고 결국 쓰지 않은 사람이 10명 중 9명이었다. 10명 중 1명은 결국 써가면서 본인의 방향을 찾았다. 글을 쓰면서 블로그명을 잡았고, 컨셉을 정했고, 어떤 주제에 집중했고, 노출되는 방법까지 척척 공부해나갔다. 결국 쓴 사람은 블로그를 운영하게 됐다. 물론 글을 썼던 사람 중 운영을 그만둔 사람도 있다. 어쨌든 적성에 맞지 않다는 걸 알게 됐으니 의미가 있다.


그 맥락에서 작가님의 "그냥 써야 돼요"라는 말은, 가르쳐 드린 건 이만하면 충분합니다, 일단 그냥 쓰는 게 글을 쓰는 방법입니다.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덕분에 내용과 수준은 어떻든 글을 쓰게 되었다. 사실 시작은 썼다기보다, 써지는 글을 그냥 뒀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게 맞나, 저게 맞나 생각하지 않고 떠오르는 것들을 톡톡톡 키보드 위로 옮겼다. 맞춤법이 틀려도 그냥 옮겼다. 그렇게 시작된 글은 작은 경험에 기반한 1쪽 분량의 에세이였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조금 긴 '도광리 사람들'이라는 단편 소설로 변했다. 어떻게 단편 소설을 쓰게 됐는지...


그냥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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