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소설에 적용하는 문학 이론 ┃ 데우스 엑스 마키나

소설에 적용하는 문학 이론 ┃ 데우스 엑스 마키나

 

글쓰기 강의가 끝나갈 무렵이 되면 수강생분들로부터 반드시 이런 질문이 들어옵니다. “앞으로도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방통대/사이버대 문예창작학과에 들어가야 할까요?”, “문예창작학과에서는 뭘 배우나요?”라는 질문들이죠.

 

이제부터는 실제로 문예창작학과에서 배우고, 글ego 책 쓰기 프로젝트 피드백에서 사용되는 문학 이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실제 피드백에서 자주 언급되고 여러분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할 요소만 짚어보겠습니다.

 

(물론 글ego에서 설명하는 문학 이론을 모든 문예창작학과에서 가르치는 것은 아닙니다. 각 대학의 커리큘럼 및 교수진에 따른 개인차가 있다는 점을 명시합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 신의 기계적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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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 용어는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경계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의 피드백뿐만 아니라, 글ego 책 쓰기 프로젝트에서도 가장 많이 지적하는 용어죠.

 

먼저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이건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사용된 클리셰 중 하나입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적용한 연극은 극의 대부분의 분량(기-승-전)에서는 인간들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마지막 결말에서 갑자기 이 등장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버립니다.

 

실제 고대 연극에서는 신을 연기하는 배우를 등장시킬 때, 거중기 같은 ‘기계’를 사용해 인간과 비교되도록 신비롭게 연출했습니다. 그래서 ‘신의 기계적 출현, 기계장치로부터 온 신’이라는 명칭이 붙었죠.

 

인간들의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와서 신을 등장시키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극이 진행되면서 도저히 해결될 수 없을 정도로 뒤틀어지고 비꼬인 문제가 생긴 겁니다. 그렇기에 ‘절대신’ 등장시켜 모든 문제를 해결버리는 것이죠. 신이 등장하는 이유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개연성과 인과성을 배제한 채, 결말을 짓기 위해 등장하는 존재일 뿐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런 클리셰를 지적하기 위해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클리셰는 현대 플롯에서도 그리 환영받는 요소가 아닙니다.

 

초보 작가분들이 원고에서 가장 빈번하게 지적받는 요소가 바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입니다. 이 용어의 사전적 의미 그대로 ‘절대신’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개연성과 인과성을 고려하지 않고, 마지막에 갑작스럽게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혹 자신의 글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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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소설이 이렇게 끝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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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 – J.K 롤링』

→ 볼드모트가 개과천선하여 마음을 고쳐먹고 착한 마법사가 되기로 했다. 따라서 죽음의 먹는 자들의 세력이 와해 되고 마법사 세계는 평화를 되찾았다.

 『로미오와 줄리엣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집안의 반대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몰래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 사랑에 탄복하여 두 집안은 우애 좋은 사돈지간이 되었다.

 

만약 소설이 위의 예시처럼 끝난다면 어떨까요? 기껏 글을 읽었는데 이런 결말이면 너무나 허무하지 않을까요? 


『해리포터』의 경우 궁극적인 결말은 원작과 같습니다. 원작에서도 『해리포터』 속 마법사 세계는 평화를 되찾게 되죠. 다만 해리포터가 온갖 고난을 겪으며 볼드모트와의 최후의 결전에서 그를 처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평화를 되찾았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 우여곡절의 과정을 썼기 때문에 이야기에 재미가 더해지고, 나온 결과에 만족감이 높아지는거죠.


『로미오와 줄리엣』은 결말 마저 다릅니다. 원작에서는 두 사람이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해 자결하고 말죠. 계속된 문제를 결국 해결하지 못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겁니다. 하지만 비극적인 결말에도 불구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이 아는 명작이 되었습니다. 그 문제가 가져온 결말이 충분히 설득력 있고 강렬하게 사람들의 뇌리에 박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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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과천선을 하여 / 그 사랑에 탄복하여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

2. 신이 갑자기 나타나 (모든 사건의 실마리를 움켜쥔 인물이 갑자기 등장해 사건을 해결)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대개 이 2가지 요소로 나타납니다. 문제의 시발점에 있는 사람이 갑작스럽게 마음을 고쳐먹거나, 혹은 절대자가 등장해 모든 사건을 풀이해주고 해결해주죠. 이런 식의 결말은 이야기를 허무하게 만들고 충분한 설득력을 주지 못합니다.


갑작스럽게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버리지 마세요. 그 결말이 우연적이고 갑작스럽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당위성이 있어야 합니다. 충분한 과정을 통해 글의 결말에 설득력을 부여하세요.



이야기에 당위성을 부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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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 – J.K 롤링』

볼드모트가 사실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몹시도 두려워했고,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면? 겉으로는 강한 척을 하고 있었으나, 소설 진행 내내 그가 얼마나 심정적으로 괴로워했는지 비중 있게 묘사됐다면?

 

『로미오와 줄리엣 – 윌리엄 셰익스피어』

두 집안이 대립하는 와중에도 두 집안 사이의 감정의 골이 나아질 기미가 보였다면? 오래 전 두 집안이 합심해 외적을 무찌른 적이 있었다거나, 혹은 서로의 힘이 필요한데도 적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가까워지지 못했음을 계속 언급했다면?


『해리포터』와 『로미오와 줄리엣』 이 만약 위와 같이 전개됐다면 어땠을까요? ‘개과천선’이나 ‘두 사람의 사랑에 탄복’ 같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 적인 결말일지라도  최소한의 당위성을 부여한다면 위와 같은 이야기가 진행될 수도 있을 겁니다. 


당위성이 있으면 항상 좋은 글이 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당위성과 개연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허무한 결말이 될 가능성이 크죠.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대해 설명을 하다 보면 수강생분들로부터 반드시 이런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로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는데요?”,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갑자기 해결되는 일도 있는데요?”라는 대답이죠. 


실제 자신이 겪은 에세이를 적으시는 분들이 보통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과거의 자신은 실제로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를 겪으며 이전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씀하시고는 하죠. 


하지만 그건 ‘갑자기 착한 마법사가 된 볼드모트’ 같은 결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혼자 쓰고 읽을 글이라면 상관없습니다. 독자를 상정하고 적는 글이라면 그 독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만한 결말이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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