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문장을 만드는 몇 가지 팁

더 좋은 문장을 만드는 몇 가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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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함축은 명사를 나열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입사 매뉴얼 교육 수업 자료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회사 매출 증진 방안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전국 규모 전염병 유행 원인 조사를 위해 정부가 전문가를 파견했다. 

  

다른 문장 성분을 생략하고 명사를 연달아 나열한 문장입니다. 이렇게 핵심적인 명사만 나열된 문장을 보니 어떤가요? 마치 뉴스의 헤드라인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헤드라인의 사전적 의미는 ‘신문 기사나 광고의 표제, 간결하고 함축미가 있는 말’입니다. 짧은 한 문장만 읽어도 본문의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죠. 예시의 문장은 마치 헤드라인처럼 너무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어 과한 무게감이 실려 있습니다. 짧은 명사가 줄줄이 나열되어 있어 문장의 리듬감도 깨지고, 다른 문장 성분이 생략되어 의미를 바로 파악하기도 어렵죠.


어쩌다 문장 몇 개가 이런 식으로 서술된 것은 금방 고칠 수 있지만, 원고 전체가 이렇게 서술된 경우에는 퇴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에세이나 소설 원고가 이런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원고 전체가 이런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너무 딱딱해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자, 그렇다면 위의 예시를 헤드라인의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수정해볼까요? 마지막 예시를 사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국 규모 전염병 유행 원인 조사를 위해 정부가 전문가를 파견했다.

전국 규모 전염병 유행하면서 원인 조사하기 위해 정부가 전문가를 파견했다.


단어 사이에 조사를 넣음으로써 좀 더 부드럽게 읽히는 문장을 만들어봤습니다. 어떤가요? 훨씬 읽기 쉽고 문장의 뜻이 잘 새겨지지 않나요? 이제 좀 더 소설의 형태로 발전시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전국 전염병들불처럼 번졌다. 사방에서 풀벌레 소리가 들리던 시원한 여름날, 친구와 함께 카페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일상이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졌다.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정부가 전문가를 파견했다는 뉴스 기사를 봐도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 가슴 속에 무거운 추를 매달고 있는 느낌이었다.

 

예시의 문장에서 유행이란 단어를 화자의 일상 서술 안에 포함시켰습니다. 물론 어떤 글, 혹은 누가 쓰느냐에 따라 문체가 천차만별이겠지만, 위의 문장보다는 아래의 문장에서 인물의 심리가 더 잘 드러난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쓸 글은 신문 기사가 아닙니다. 신문의 헤드라인처럼 문장 하나에 본문의 내용을 함축시켜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으세요. 사실을 중립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기사가 아닌,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을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심리를 묘사한 글을 써보세요.

 

 

조사를 재정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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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조사를 사용해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 되지 않는 경우도 무척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긴 분량의 원고를 퇴고할 때는 이 ‘조사’를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아예 잘못된 조사를 사용하는 문법적 오류는 맞춤법 검사기를 이용하거나, 혹은 소리 내서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운동 잘한다 → 단순히 운동을 잘한다는 사실 전달

운동 잘한다 → 다른 건 못해도 운동은 잘한다는 뜻

운동 잘한다 → 다른 것도 잘하고 운동도 잘한다는 뜻

 

위의 문장들은 모두 문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맞춤법 검사기를 이용하더라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앞에 어떤 내용이 서술되느냐에 따라, 문법적 오류는 없더라도 틀린 조사가 될 수는 있죠.

 

그는 어린 나이에 대기업에 입사해 빠르게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그의 주가는 더욱 올라가는 추세였다. 그의 차분한 언행과 잘생긴 얼굴 역시 인기에 크게 한몫하고 있었고, 심지어 [ ]

[ 운동 잘했다. (O) ] 다른 것도 잘하고 운동도 잘한다는 뜻.

[ 운동 잘했다. (X) ]

 

그는 어린 나이에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내성적인 성격 탓에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대형 프로젝트를 맡게 됐지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중요한 발표를 망쳐버렸다. 상사의 날 선 호통에 그의 좁은 등이 더욱 굽어졌다. 그는 직업적 능력은 없었지만 [ ] 

[ 운동 잘했다. (X) ]

[ 운동 잘했다. (O) ] 다른 건 못해도 운동은 잘한다는 뜻.

 

가상의 인물을 서술해봤습니다. 처음 예시의 ‘그’는 능력이 많은 인물이죠. 그가 운동을 잘한다는 설정을 추가로 서술하고 싶다면, ‘다른 것도 잘하고 이것도 잘한다는 뜻’이 원활하게 전달되는 조사 ‘도’를 사용해야 합니다.


 ‘은’을 쓰려면 하단의 예시처럼 묘사되어야 자연스럽죠. 너무 당연한 말처럼 느껴지시나요? 하지만 대부분의 원고에서 이런 오류가 무척 빈번하게 발견됩니다. 여러분도 잘못된 조사 사용으로 독자에게 혼란을 주지 않았나 자신의 원고를 점검해보세요.

 

 

더 정확한 조사를 사용하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본질적인 뜻은 같더라도 상황에 가장 적확한 조사를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 마저

: 이미 어떤 것이 포함되고 그 위에 더함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하나 남은 마지막임을 나타낸다.

 

가슴 속에 품고 있던 희망 사라졌다 : 단순히 희망이 사라졌다는 뜻.

가슴 속에 품고 있던 희망마저 사라졌다 : 마지막 하나 남은 희망마저 사라졌다는 뜻.

 

가지 않았다 : 단순히 그가 가지 않았다는 뜻.

마저 가지 않았다 : 다른 사람도 가지 않았는데,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그마저 가지 않았다는 뜻.

 

그녀 나를 떠났다 : 단순히 그녀가 화자로부터 떠났다는 뜻.

그녀마저 나를 떠났다 : 화자 곁에 마지막 하나 남아 있던 그녀마저 떠났다는 뜻.

 

둘 중 어떤 문장이 더 강렬하게 느껴지나요? 희망‘이’ 사라졌다는 것보다는, 희망‘마저’ 사라졌다는 문장에서 상실이라는 감정이 더 느껴지지 않나요? ‘마저’에는 ‘마지막 하나’라는 어감이 들어 있어, 단순히 희망을 잃었다는 것 보다 더 많은 뜻을 전달하죠. 다른 예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보다는 그‘마저’가, 그녀‘가’ 보다는 그녀‘마저’라는 조사에서 더 상황이 강조되죠.

 

* 조차

 기대치의 최소, 최하, 최후를 제시했음에도 그 기대가 허물어질 때 사용하는 조사


그가 몇 살인지 아무도 모른다 : 단순히 나이를 모른다는 뜻

그가 몇 살인지조차 아무도 모른다 : 다른 것도 모르는데 나이까지 모른다는 뜻

 

* 나/이나

 : 자기가 바라는 최상의 길은 아니나 이 정도면 자족할 수 있다는 뜻의 조사

 

실컷 먹고 싶다 : 단순히 밥을 많이 먹고 싶다는 뜻

이나 실컷 먹었으면 좋겠다 : 다른 불만이 있지만 밥 하나만이라도 많이 먹고 싶다는 뜻

 

조사에 어떤 의미가 함의되어 있느냐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의 예시들은 모두 본질적인 뜻은 같습니다. 하지만 조사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죠? 여러분이 더 깊은 글을 쓰고자 한다면 어떤 조사가 더 상황에 적확한지 생각해보셔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