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은 정말 쓰레기일까? | 매력적인 빌런의 조건

소설 쓰는법 - 악당은 정말 쓰레기일까? 



왜 어떤 악당은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어떤 악당은 쓰레기처럼 느껴질까요?  

영화든 현실 세계든 어디에나 쓰레기같은 악당이 존재합니다. 악당은 나쁜 행동을 저지르고 우리의 착한 주인공을 괴롭히죠.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세요. 왜 어떤 악당은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어떤 악당은 그냥 쓰레기가 되어 버릴까요? 이 질문에 소설 쓰는법에 대한 해답이 있습니다. 재밌는 소설을 쓰기 위해선 매력적인 악당을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마냥 나쁘기만 한 사람을 누가 좋아할까요?  우리가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악당들은 나름의 사연이 있습니다. 또한 인기 있는 빌런들은 항상 선과 악이 공존합니다. 앞으로 소설을 쓸 때 다음 3가지를 고려해 보세요. 매력적인 빌런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집중!

 




매력적인 빌런을 만드는 방법 

1. 흑백논리를 경계하자

 

흑백논리 : 모든 문제를 흑이 아니면 백, 선이 아니면 악이라는 방식의 두 가지로만 구분하려는 논리. 두 가지 극단 이외의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편협한 논리.

 

인간은 다면적인 존재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역시 마찬가지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옳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건을 겪느냐에 따라 가치관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을 배울 때 교수님이 거듭 강조했던 요소도 바로 이 흑백논리였습니다. 많은 글이 흑백논리식 구성에서 벗어나질 못한다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흑백논리에 빠지는 순간 글이 얄팍해질 수 있습니다. 흑과 백만 존재한다면 깊은 생각의 여지는 사라집니다. 

 



 

2. 한 인물만 지나치게 편애하지 말자

 

예시

A비열하게 웃었다. 자주색 입술 사이로 누런 뻐드렁니가 드러나 불쾌감이 일었다. BA미개함에 치를 떨었지만 이성적으로 차분히 화를 가라 앉혔다. A요란한 장식이 달린 코트를 주워 입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장식이 몹시 천박해 보였다. A거들먹거리며 카페를 나가는 순간까지도 B는 아무 말 없이 의자에 바른 자세로 곧게 앉아 있었다. A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비로소 B도 몸에 힘을 풀었다. 그녀의 강아지 같은 선한 눈망울에 눈물이 고였다.


소설의 한 장면이라고 가정하고 한 장면을 만들어봤습니다. 여기서 AB는 어떻게 묘사되었나요? A가 상당히 악의적으로 묘사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두 사람이 왜 갈등을 빚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이 짧은 문장에서 A는 비열하고,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생김새를 하고 있고, 미개하고, 천박한 옷차림을 하고 거들먹거리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반면에 B는 어떤가요? 이성적으로 화를 누를 줄 알고, 의자에 바른 자세로 곧게 앉으며, 강아지 같은 선한 눈망울의 여자로 묘사되었습니다.

 

 

AB는 양극단의 인물로 그려집니다. A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기 힘든 요소(누런 뻐드렁니, 천박한 옷차림, 거들먹거리는 태도, 미개함 등)의 인물이고, B는 호감형 요소(곧고 바른 자세, 강아지 같은 선한 눈망울 등)로 표현되는 인물입니다. 인물을 묘사하는 표현부터가 극단적으로 다르죠? 너무 극단적으로 묘사된 것 같나요

 


만약 소설을 읽는 내내 중심 캐릭터 두 명이 예시의 인물들처럼 그려진다고 생각해보세요. 소설의 시작부터 결말까지 주인공은 착하고 똑똑하고 멋있고 아름답고 고결한데, 그와 대비되는 인물은 비열하고 천박하고 흉하고 미개하고 공격적인 인물이면 어떨까요



극단적으로 선한 평면적 인물과 극단적으로 악한 평면적 인물이 만난다면 필연적으로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아름답고 착한 신데렐라(혹은 콩쥐)와 그녀와 대비되는 못생기고 나쁜 언니들(혹은 팥쥐), 혹은 흥부와 놀부처럼요. ‘필연적이라 말했듯, 당연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는 갈등이라 이야기가 뻔해지고 지루해 집니다.

 

 


3. 악당이 반드시 순수 악()일 필요는 없다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지나친 것은 없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죠. 흑백논리, 선악 구도가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무수히 많은 소설 속 인물들은 양립할 수 없는 목표로 인해 대립했고,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겁니다. 이런 대중적인 스토리 라인과 앞서 예시로 든 AB의 차이점은 뭘까요? 바로 밸런스입니다



인물의 대립을 강조하기 위해 주인공과 대립하는 인물을 그저 악하고 흉한 존재로 묘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편의 인물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을 수도, 착할 수도, 고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흑백논리에 빠진 글에서는 주인공이 선하고 고결한 경우가 너무나 많죠.


 

디즈니 영화 <크루엘라>를 아시나요? <크루엘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101마리의 달마시안> 속 빌런 크루엘라 드 빌을 그린 스핀오프 영화입니다. 위 영화 속에서 크루엘라 드 빌은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패션 센스도 뛰어나고 똑똑하고 능력도 있고 아름답죠. 이렇듯, 주인공과 빌런은 선악 구도라는 대립 양상에 놓여 있을 때가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빌런이 순수 악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매력적인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 수도 있죠. <101마리의 달마시안>의 조연이던 크루엘라 드 빌이 결국에는 주인공이 된 것처럼요.

 


세상은 흑과 백, 단 두 가지 색으로 나눌 수 없습니다. 작가가 가진 정의는 78억 모두가 공감할(혹은 공감해야 마땅할) 정의도 아니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작가가 동조하는 인물을 강조하기 위해 글을 필요 이상으로 편파적으로 서술하지 않았는지 반드시 되돌아보셔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흑백 논리로 글을 씁니다.

특히 타인과의 합평 없이 혼자서 글을 써 다양한 의견을 듣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흑백논리의 늪에 점점 더 빠져드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글ego 책 쓰기 프로젝트는 단순히 작법 수업을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들끼리 글을 합평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집니다.


 

담담 라이팅리더의 전문적인 의견과, 팀원들의 대중적인 의견을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수업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글의 퀄리티를 높이고 흑백논리에 빠지지 않도록 관점의 밸런스를 맞춥니다. 혼자서 글을 쓰시는 분들도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반드시 들어주세요. 이왕이면 다양한 연령대의 의견을 들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여러분의 글이 작가 혼자만 읽고 만족할만한 글이 아닌, 더욱 다양한 시각을 가진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점 정리

1. 흑백논리를 경계하자

2. 한 인물만 편애하지 말자

3. 악당이 반드시 순수 악일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