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윤리에서 자유로울까요? | 실제 사건을 소재로 삼을 시 반드시 생각할 점

윤리적인 글쓰기에 대하여 | 실제 사건을 소재로 삼을 시 반드시 생각할 점


  여러분은 처음 글을 쓸 때 어떻게 소재를 선택하나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많은 분이 자신이 실제 겪었던 일을 소재로 글을 쓰는 경우가 상당히 잦을 겁니다. 직접 겪었던 일이라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묘사하면 글의 설정과 전 후 관계를 쉽게 설명할 수 있죠. 글ego 수강생분들 사이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주제이기도 하고, 실제로 자신과 그 주변을 소재로 에세이나 자전적 소설을 쓰기도 합니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인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바스콘셀로스 작가)』나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로버트 뉴턴 팩 작가)』 등 역시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재로 쓴 자전 소설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례를 글로 쓰기 전에는 반드시 윤리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작가 자신이 겪지 않은 타인의 일화는 말할 것도 없고, 작가인 자신이 겪었던 일을 적을 때에도 주변인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죠. 


  여기서 입장을 바꿔 보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친한 친구나 연인, 혹은 여러분과 일면식이 없는 제 3자가 여러분을 소재로 글을 쓰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물론 글을 쓴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또는 글의 장르나 자신의 캐릭터가 어떻게 묘사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당혹스러움과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하겠죠. 타인에게 공유하고 싶지 않았던 개인사가 공개되거나, 작가의 시선에 의해 사실이 왜곡될 수도 있을 겁니다. 실제 현역 작가 중에서도 주변 지인들의 사생활이나 타인의 사례를 당사자(혹은 보호자)의 허락 없이 소설화해 비판을 받았던 사례가 많습니다.


김현길 기자, 김봉곤 ‘지인과 사생활’ 소설에 무단 도용 파문 확산, 국민일보, 2020년 7월 20일


윤우열 기자, 강동수 세월호 소재 소설 논란…출판사 사과에도 비판 여전, 왜?, 동아일보, 2019년 1월 9일


박정선 기자, 타인의 사생활로 돈벌이하는 작가들…무너진 문단의 윤리, 데일리안, 2021년 4월 30일

  역지사지라는 옛말이 있죠.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타인(작가)에 의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면 어떨까요? 설령 명예가 훼손될만한 일을 소재로 삼은 게 아니었다 할지라도 굳이 밝히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노출된다면 또 어떨까요? 여러분들이 주변의 일화를 소재로 삼으려 한다면 반드시 이런 고민을 거쳐야 합니다. 물론 모든 윤리적인 문제가 그렇듯 완벽한 기준은 없습니다. 어디까지 사례를 차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기준은 물론, 어떤 경우에 명예훼손에 저촉되는지 기준도 매 판결마다 달라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글을 쓰려 한다면, 자신의 창작물로 인해 주변에 상처를 주는 경우가 생기지 않을지 생각해주세요. 만약 타인의 일화로 글을 작성하고 싶다면 최소한 당사자에게 사전 허락을 구하는 성의를 보여주세요. 글ego에서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인권과 사생활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인권과 사생활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글에 쓸 소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느껴지신다면 '소재 찾는 팁(클릭)' 을 참고해주세요 :)